한국 전통 된장 만드는 법
한국 전통 된장 만드는 법
된장은 한국 전통 발효식품의 대표주자로, **콩을 삶아 띄운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숙성시켜 만든 장(醬)**이다.
짙은 감칠맛, 건강을 위한 발효균, 깊고 풍부한 풍미 덕분에 한식의 핵심 조미료이자 찌개·무침·쌈장의 기본이 된다.
외국의 미소(일본), 두유 페이스트(중국)와는 제조 방식, 숙성 원리, 맛에서 본질적으로 다르다.
된장은 단순한 조미료를 넘어, 한국인의 삶과 철학이 응축된 정신적 슬로푸드라 할 수 있다.
된장의 역사와 문화
된장의 역사는 삼국시대 이전으로 추정된다.
고려시대 《향약집성방》, 조선시대 《임원경제지》,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등의 고문헌에서도 된장 담그는 법이 소개되어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장 담그는 날(장날)**이 따로 있을 만큼 중요한 연례행사였다.
된장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 계절과 농사의 흐름을 반영
- 가정의 안녕과 어머니의 손맛
- 음식의 중심축을 형성하는 문화적 핵심
으로 인식되며, 김치, 간장, 고추장과 함께 한국 식문화의 4대 축 중 하나를 이룬다.
된장 만드는 기본 과정 요약
한국의 전통 된장은 다음과 같은 절차로 만들어진다. 전체 과정은 최소 4~6개월 이상, 길게는 1년 이상 걸리는 장기 발효 음식이다.
단계. 메주 만들기
① 콩 삶기
– 국내산 메주콩 또는 일반 콩을 깨끗이 씻고 하룻밤 불린 후
– 푹 삶는다. 손으로 눌렀을 때 으깨질 정도의 부드러움이 이상적이다.
② 찧기 및 반죽
– 삶은 콩을 절구 또는 믹서로 찧은 뒤,
– 따뜻할 때 손으로 반죽하여 벽돌 모양으로 만든다. (보통 직사각형)
③ 말리기 및 띄우기
– 메주를 볕 좋은 곳에 3~4주 이상 건조시키며,
– 이후 짚이나 띠로 묶어 따뜻한 아궁이나 선풍기 없는 방에서 발효시킴
– 표면에 흰곰팡이(고초균)나 노란 곰팡이(바실러스균)가 생기면 성공
✅ 메주는 된장의 핵심. 발효가 잘 된 메주는 된장의 향과 깊이를 좌우함
장 담그기
① 메주 세척
– 곰팡이가 적당히 피면, 깨끗이 씻어 햇볕에 다시 말림
② 소금물 만들기
– 굵은 천일염을 이용해 **소금 농도 약 20~22%**로 맞춘다.
– 물 10L당 소금 약 2.2kg 기준 (계절/기후에 따라 차이 있음)
③ 항아리에 담기
– 소금물과 메주를 옹기 항아리에 넣고,
– 고추, 숯, 대추 등을 띄워 방부 및 잡냄새 제거
– 뚜껑을 덮되, 통풍이 되도록 여유를 준다.
④ 발효 및 숙성
– 2~3개월 이상 따뜻한 곳에서 발효
– 햇볕을 잘 받는 곳에 놓고, 가끔 뚜껑을 열어 ‘숨쉬게’ 해야 함
간장과 된장 분리
① 메주 건지기
– 3개월 이상 발효 후, 윗물은 재래간장(국간장)
– 남은 건더기는 체로 으깨어 된장으로 사용
② 된장 재숙성
– 건더기에 소금간을 다시 해주고 항아리에 눌러 담기
– 약 1~3개월 이상 재숙성 후 본격적인 된장으로 사용 가능
✅ 제대로 숙성된 된장은 3년 이상 두고 먹을 수 있음
전통 된장의 특징
재료 | 콩, 소금, 물, 곰팡이 외 아무것도 없음 |
맛 | 짭짤하면서도 구수하고 깊은 풍미 |
효능 | 장 건강, 항산화, 유산균 풍부 |
문화 | 어머니의 손맛, 가족의 유산처럼 전수됨 |
형태 | 항아리(옹기)를 활용한 발효 방식 |
현대의 된장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며, 메주를 생략하거나 곰팡이 분리균을 사용하지만
전통 방식의 된장은 발효 기간, 맛, 향, 보관력에서 비교할 수 없는 깊이를 지닌다.
한국인의 삶 속 된장
된장은 단순한 조미료가 아니다.
된장에는 계절의 시간, 가족의 정성, 여성의 노동, 자연과의 조화가 모두 담겨 있다.
- 된장찌개: 하루 한 끼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가정식
- 쌈장: 고기와 채소 사이를 이어주는 조화의 맛
- 장아찌, 나물무침: 된장은 다양한 부재료와 만나 밥상을 완성
‘장맛을 보면 그 집 어머니의 인품을 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된장은 가정의 정체성과 전통의 척도로 여겨졌다.
된장은 한국 음식 철학의 결정체
된장은 단순히 ‘음식’이 아닌 한국인의 삶과 철학이 응축된 발효 예술이다.
콩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식재료를, 시간과 미생물, 손맛으로 변화시킨 된장은
단순한 음식 재료가 아니라 전통, 시간, 정서, 생명력의 총체이다.
1년을 기다려야 완성되는 장맛,
그 깊은 인내 속에서 한국인의 지혜와 슬로푸드의 미학이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