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뇌수두증 대해서
강아지 뇌수두증 대해서
뇌수두증은 말 그대로 ‘뇌 안에 물이 찬 상태’를 의미한다. 하지만 이 물은 단순한 물이 아니라, 뇌를 보호하고 노폐물을 제거하며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을 도와주는 중요한 체액인 **뇌척수액(CSF)**이다. 정상적인 경우 이 뇌척수액은 일정량만 생성되고 흡수되며, 일정한 압력을 유지한다. 그러나 뇌수두증이 발생하면 이 액체의 흐름에 문제가 생기고, 그로 인해 뇌실(Ventricle)이 비정상적으로 팽창하면서 뇌조직을 압박하게 된다.
특히 강아지의 경우 두개골이 아직 완전히 단단하게 닫히지 않은 어린 시기에 뇌수두증이 발병하면, 두개골의 봉합선이 벌어지고 두상이 비정상적으로 팽창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사과머리 모양(Apple Dome Head)**이 나타나는 것이 대표적인 외형적 특징이다.
강아지 뇌수두증의 주요 원인
강아지의 뇌수두증은 크게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나눌 수 있다. 선천성은 태어날 때부터 구조적인 문제가 있거나, 출산 중 뇌 손상이 있었던 경우가 많고, 후천성은 감염이나 종양, 외상 등의 원인으로 발생한다.
선천성 뇌수두증
- 소형견 품종(치와와, 퍼그, 말티즈, 요크셔테리어 등)에서 유전적으로 더 흔함
- 뇌척수액의 배출 경로인 실비우스관(Sylvian aqueduct) 협착
- 태내 감염 또는 뇌 발달 이상
후천성 뇌수두증
- 바이러스성 뇌염 (예: 개 디스템퍼)
- 뇌종양이나 낭종으로 인한 CSF 흐름 차단
- 심한 뇌외상
- 수막염이나 뇌막염
뇌수두증의 증상: 어떻게 나타나는가?
초기 증상은 모호하거나 일상적인 문제로 오해받기 쉽다. 그러나 보호자가 다음과 같은 증상들을 인지하고 조기 대응한다면, 예후가 훨씬 좋아질 수 있다.
- 머리 크기의 비정상적 증가: 특히 생후 1~3개월 사이에 두상이 유난히 커진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 경련 및 발작: 이유 없이 갑작스러운 경련이 발생할 수 있다.
- 계속 도는 행동(원형보행): 신경 손상으로 인해 강아지가 한 방향으로 반복적으로 도는 경우
- 시각 장애: 시선을 고정하지 못하거나, 주변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
- 운동 실조: 걷는 동작이 불안정하고 중심을 잡지 못하는 모습
- 행동 변화: 무기력, 과민 반응, 낯선 공격성 등 성격이 갑자기 변함
- 학습 지연 및 명령 반응 저하: 훈련에 대한 반응이 현저히 낮아지는 경우
진단 방법: 어떻게 확정하는가?
단순한 외형이나 증상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전문 동물병원에서 다음과 같은 검사를 통해 진단을 진행한다.
- 초음파 검사: 두개골 봉합선이 열려 있을 때만 가능한 방법
- CT 및 MRI 촬영: 뇌실의 크기와 CSF 축적 정도를 정확하게 확인 가능
- 뇌압 측정: 수술 전 뇌압 수치를 파악하는 데 중요
- 신경학적 검사: 반사신경, 시각, 균형감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
치료 방법: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뇌수두증의 치료는 보존적 치료와 외과적 치료로 나뉜다. 각각의 방법은 강아지의 상태와 연령, 증상 심각도에 따라 결정된다.
보존적 치료
- 이뇨제 사용: 아세타졸아미드(Acetazolamide), 만니톨(Mannitol) 등을 투여해 뇌척수액 생성량을 감소시킴
- 항염증제: 스테로이드류 약물로 뇌 부종을 줄임
- 발작 조절약: 페노바르비탈(Phenobarbital) 등 항경련제를 사용
- 식이 요법 및 안정 환경 조성: 자극을 최소화하는 환경에서 보호
외과적 치료
- 뇌실-복막 션트(Ventriculoperitoneal Shunt) 수술
- 과도한 CSF를 복강으로 배출시키는 특수한 관 삽입 수술
- 고비용과 감염 위험, 재수술 가능성 존재
- 성공 시 장기적으로 증상 완화 효과 우수
예후 및 관리: 보호자가 꼭 해야 할 일
강아지의 뇌수두증은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장기 생존도 가능하지만, 방치 시에는 진행성 뇌 손상이 불가피하다. 특히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보호자는 반드시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 정기적인 신경학적 검사 필수
- 환경 자극 최소화: 큰 소리, 빠른 움직임, 낯선 환경 피하기
- 약물 투여 시간 철저히 지키기
- 질병 진행 시 행동 변화 일지 작성: 수의사와의 소통에 도움이 됨
- 발작이 생긴 경우 영상 촬영 후 병원 방문
예방은 가능한가?
선천성의 경우 완전한 예방은 어렵지만, 번식 전 유전력 확인 및 건강검진을 통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후천성의 경우 다음과 같은 예방이 도움이 된다.
- 바이러스 예방접종 철저히 하기
- 머리를 다치지 않도록 조심
- 낯선 강아지와의 접촉 후 위생 관리 철저히 하기
강아지 뇌수두증은 보호자가 초기에 놓치기 쉬운 질환이지만, 증상이 보일 때 신속한 대응만으로도 생명과 삶의 질을 지킬 수 있다. 강아지의 행동이 ‘그냥 기분 탓’이라고 여겼던 평소의 모습이, 사실은 뇌압으로 인한 신경학적 이상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지금 내 옆에 있는 강아지가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인다면, 그 작은 신호를 절대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