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설날 세뱃돈 주는 법, 나이 따라 금액도 달라지는 문화
설날,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순간.
아이들은 손을 모아 정성껏 세배를 올리고, 어른들은 그 손에 세뱃돈을 건넨다.
한국에서 세뱃돈은 단지 “새해 용돈”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전통적 인사에 대한 보답, 덕담과 함께 전해지는 상징적 가치, 그리고
세대 간 유대감을 확인하는 중요한 의식이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세뱃돈이 단순한 정액이 아니라
받는 사람의 나이, 관계,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문화적 규칙이 있다는 점이다.
세뱃돈의 유래와 상징
▸ 세배란 무엇인가?
‘세배’는 음력 설날 아침, 가족과 친지에게 큰절을 올리며 인사를 전하는 전통의식이다.
이는 한 해 동안의 건강과 장수, 복을 기원하는 뜻을 담고 있으며,
한국의 유교적 가족 중심 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세뱃돈의 기원
세뱃돈은 ‘덕담의 물질적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예로부터 어른들은 아이가 절을 올리면 떡, 과자, 동전 등 작은 보상을 주었고,
이것이 시간이 지나 현금 중심의 세뱃돈 문화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세뱃돈, 나이에 따라 얼마 줘야 할까?
세뱃돈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는 것이 아니라,
나이와 관계, 지역, 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대표적인 금액 기준은 아래와 같다.
어린이 (유치원~초등학교 저학년)
- 보통 1만 원~3만 원
- 첫돌을 지난 아기에게는 상징적으로 1만 원권 한 장을 주는 경우 많음
초등학교 고학년~중학생
- 2만 원~5만 원
- 이 시기부터는 용돈 활용 능력이 생기기에 소액권 다발 형식으로 주는 경우도 많음
고등학생
- 3만 원~10만 원
- 학년이 올라갈수록 5만 원 이상을 주는 경우도 많고,
대학 입시 준비나 교통비 등을 고려해 더 후하게 주기도 함
대학생
- 5만 원~10만 원
- 경제적 자립을 시작하는 단계이므로 마지막 세뱃돈이라는 의미로
10만 원권 혹은 5만 원권 2장을 주는 경향이 있음
성인 (취업 전)
- 일반적으로 세뱃돈을 받기보다는 세배만 하고 덕담만 받는 경우가 많음
- 단, 미혼 자녀나 조카에게는 부모나 친척이 격려 차원에서 지급하기도 함
세뱃돈 금액, 어떻게 정해지나?
세뱃돈은 단순히 경제적 여유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여기에는 여러 문화적 요소가 작용한다.
나이 | 어릴수록 금액은 적고, 성장할수록 증가 |
관계 | 조카 vs 손자 vs 사촌 등 가까운 정도에 따라 달라짐 |
경제 상황 | 가정의 재정 상태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 |
지역 | 수도권은 비교적 금액이 높은 편, 지방은 소박한 경향 |
물가 | 최근 몇 년 사이 물가 상승으로 전반적인 금액 상향 추세 |
세뱃돈 줄 때 주의할 점
▸ 현금 상태
- 깨끗한 새 지폐를 준비하는 것이 예의
- 한국은행은 매년 설 전 주에 신권 교환 서비스를 진행
▸ 봉투 사용
- 은행용 봉투보다는 예쁜 세뱃돈 전용 봉투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
- 어린이용 캐릭터 봉투, 어르신용 전통무늬 봉투 등 다양함
▸ 금액 선택
- 가능한 짝수 금액(2만 원, 4만 원 등) 피하기
→ 일부에서는 **‘짝수=쪼개짐’**이라는 의미로 꺼리는 경우 있음 - 특히 경조사 관습이 뚜렷한 가정에서는 3만 원, 5만 원, 7만 원 등 홀수 선호
▸ 나눠주는 순서
- 손아래 아이부터 나이순으로 주는 것이 예의
- 형, 누나, 동생 간 금액이 같을 경우 민감한 반응 유의
어른들에게도 세뱃돈을 드린다?
▸ 부모님, 조부모님께 드리는 “역세뱃돈”
자녀가 성인이 되고 직장을 갖게 되면,
설날 세배 후 부모님이나 조부모님께 세뱃돈을 드리는 문화도 존재한다.
보통 5만 원~20만 원 사이의 금액이 일반적이며,
그 자체보다도 마음과 예의의 표시로 더 큰 의미를 가진다.
▸ 세배 인사에 덧붙이는 선물
현금 외에도 홍삼, 건강식품, 상품권, 기프티콘 등으로 감사를 표현하기도 한다.
이 역시 세뱃돈의 현대적 변형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시대의 변화와 새로운 트렌드
▸ 간편송금 세뱃돈
- 코로나19 이후 대면 명절이 줄어들며 카카오페이, 토스 등 모바일 송금으로 세뱃돈 전달
- 이모티콘, 메시지 카드와 함께 전송하며 디지털 세뱃돈 문화 정착
▸ 세뱃돈 포인트화
- 어린 자녀에게 세뱃돈을 주되, 바로 쓰지 못하게 ‘적립식 용돈통장’에 예치하는 방식
- 교육 차원에서 금융습관 훈련을 병행하는 가정도 늘어남
▸ 세뱃돈 안 주는 가정도 증가
- 세대 간 소득격차, 인플레이션 등으로 부담을 느끼는 가족이 증가하면서
“세배만 하자”, “세뱃돈은 가족 전체 합산 지급” 등
새로운 형태의 간소화 시도도 눈에 띔
세뱃돈은 돈 이상의 문화다
세뱃돈은 단지 용돈이 아니다.
그 속에는 세대를 잇는 정서, 가족 간의 유대감,
그리고 한국 고유의 예절과 정성이 담긴 문화유산이다.
금액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만은 오히려 더욱 진해져야 한다.
설날 아침, 두 손 가득 담긴 세뱃돈 한 봉투는
아이들에게는 추억이 되고, 어른들에게는 감동이 된다.
그것이 바로 한국 세뱃돈 문화의 진짜 가치다.